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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5-15 14:04
[Dear My Walking] 강원도 홍천 수타사 산소길 물 맑은 산하, 푸근한 향 감도는 숲길
 글쓴이 : 수타사종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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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링크 : [Dear My Walking] 강원도 홍천 수타사 산소길 물 맑은 산하, 푸근한 향 감도는 숲길 - 매일경제 (mk.co.kr)

 

 

“이쪽으로 와. 이쪽이 길인 것 같은데….”


“아니 유명하다는 산책로에 웬 암석이 이리 많은 거야. 거기 조심해, 길이 쉽지 않아.”

“쉽지 않아봤자 둘레길인데 얼마나 험할라고. 잘 찾아봐 길이 맞긴 맞는 것 같은데….”

“쟤는 나이를 먹어도 뭐든 쉬워. 그러다 넘어질라, 조심해!”

이제 막 6학년 5반이 됐다며 한바탕 떠들썩하게 수다를 떨던 네댓 명의 남자들이 계곡을 걷다 길을 잃었다. 아니, 이건 잃었다기보다 눈앞에 길을 두고 찾지 못하는 경우랄까. 커다란 바위를 휘돌거나 껑충 넘어야 하는데, 이게 도무지 길처럼 보이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섰다.

“거 봐라. 처음부터 차근차근 가야 풍경도 보고 물길도 보인다고 했잖아. 급하게 뛰듯 걸으니 길이 안 보이지.”

일행 중 나름 등산복을 갖춰 입은 이가 앞으로 나서며 한마디 보탰다.




“자, 이제 조용히 해봐. 저기 물소리가 얼마나 깊은지 들어보라고. 콸콸 소리가 얼마나 깊어.”

“어, 깊네. 여기 새소리도 엄청난데. 이 정도면 새 나라야 새 나라.”

“새 나라? 너 또 정치 얘기 하려는 거지. 저건 눈만 뜨면 유튜브나 보고 있으니.”

“아니야 그게 아니라 같은 새소리가 하나도 없다고.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근 60년을 만나고 있는 우리도 그렇지 않냐고. 한 놈도 같은 일 하는 놈이 없어. 성격 모난 것도 제각각이라 이거야.”

“어쭈, 나이 먹더니 별 게 다 보인다 이거지. 그러니까 여태 만나는 거지. 제각각이니 얼마나 재밌어. 서로 하는 일을 모르니 아는 체 하거나 쌓아둘 앙심도 없고.”

“야, 저 바위 넘어가야 하나보다. 어여 내려가서 막걸리나 한잔 하자고!”

계곡을 둘러싼 나무들 사이사이에 아닌 게 아니라 수많은 새들이 삼삼오오 고개를 흔들며 앉았다. 마치 그 길이 맞는다는 듯 연신 고개를 주억거린다. 깊은 계곡에 물소리도 깊어 그 새소리가 뿔뿔이 흩어졌다. 물 맑은 산하는 새소리도 쌓아두지 않는다더니 어느 곳을 둘러봐도 맑은 기운이 그득했다. 절로 기운이 솟았다.




▶코를 꽉 채우는 푸근한 향기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강원도 홍천에 자리한 수타사는 꼭 한번 들러야 하는 나름의 ‘핫플레이스’ 중 한 곳이다. 수타사 계곡을 따라 조성된 아름다운 숲길이 그 이유인데,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표정이 모두 비경이라 알려지며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그중 봄엔 ‘산소길’이란 이름이 빛을 발한다.

겨우내 부족했던 광합성에 시무룩했던 풀과 꽃, 나무들이 한껏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 계절 아닌가. 실제로 허파를 파고드는 공기의 질감과 향기가 다르다. 마스크를 쓰고 걷다 사람 없는 곳에서 살짝 코를 노출하면 온갖 푸근한 냄새가 코 안을 꽉 채운다. 이건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이해가 쉽지 않은데, 그런 이유로 계곡을 찾는 상춘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수타사
사진설명수타사


수타사에서 시작되는 산소길은 오솔길이다. 세조 5년에 왕명으로 간행된 월인석보(보물 제745-5)를 비롯해 동종(보물 제11-3호), 대적광전(유형문화제 제17호) 등 수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수타사나 공작산 생태숲도 꼭 들러야 할 코스지만 오솔길이 시작되는 숲길에 들어서면 이곳이 왜 인기 높은 산책길인지 저절로 알 수 있다.

산에 활엽수가 많아서인지 길가엔 낙엽이 수북하다. 쌓이고 쌓여 이젠 부스러진 나뭇잎에서 고풍스런 분위기마저 느껴졌다. 뽕나무와 소나무, 옻나무가 섞인 이 숲은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게 없다. 나무의 생김새도 그렇고 한두 사람이 겨우 다닐 만큼 좁은 길도 그렇다.




▶꼭 들러야 하는 소와 용담

숲길은 계곡으로 이어진다. 계곡은 비가 없는데도 꽤 물이 많았다. 산을 껴안듯 휘감아 도는 계곡 위의 길은 전혀 반듯하지 않다. 출렁다리를 기점으로 한 바퀴 돌게 되면 꽤 큰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해 길도 쉽지 않았다. 원래 수로가 있던 길이었는데, 이 수로를 지하에 묻고 그 위에 길을 만들었다. 길을 좁게 조성한 게 오히려 자연과 어우러져 운치 있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바로 만나게 되는 계곡이 소다. 예부터 통나무를 파서 만든 소여물통을 강원도에서 ‘굉’이라 했는데, 암석으로 이뤄진 계곡에 물이 채워진 모습이 을 닮아 소라 불린다. 계곡 아래로 내려서서 소를 바라보면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색이 짙푸르다. 당연히 주변에 수영금지 현수막이 커다랗게 매달려 있다.

조금 더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용담도 직접 계곡으로 내려가 확인해야 하는 코스다. 명주실 한 타래를 풀어 넣어도 물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는 곳인데, 이 소(沼·땅바닥이 둘러빠지고 물이 깊게 된 곳)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3.6㎞라고 알려진 산소길은 이렇게 풍광을 구경하고 걷다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난다. 당연히 목도 마르다. 수타사로 들어오는 초입에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식당이 나름 오아시스다. 막걸리 한 잔….




▷산소길 코스

수타사 생태숲은 천년고찰 수타사 일대에 조성된 역사·문화·산림휴양·교육기능형 숲으로 수생식물원, 생태관찰로, 숲속교실, 산소길 등을 갖추고 있다.

공작산 생태숲 교육관→수타사→공작산 생태숲→소(출렁다리)→용담→공작산 생태숲 교육관




▷홍천 8경

·1경 팔봉산: 해발 328m의 나지막한 산으로 여덟 개의 봉우리로 이뤄졌다. 산허리를 감싸고 흐르는 홍천강이 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절경을 간직한 곳이다.

·2경 가리산: 3개의 암봉이 자리한 정상은 해발 1051m에 이른다. 그 아래로 소양호가 펼쳐져 강원도 제1 전망대로 불릴 만큼 풍광이 좋다.

·3경 미약골: 촛대바위와 암석폭포 등 바위들이 각기 아름다운 형상을 이루고 맑은 용천수가 솟아 400리를 흐르는 홍천강의 발원지다.

·4경 금학산: 해발 652m의 정상에 오르면 태극문양의 남노일 마을을 관망할 수 있다. 홍천강변 최고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조망대로도 유명하다.

·5경 가령폭포: 오지의 백암산(해발 1099m) 기슭에 숨어 있는 50여m의 폭포. 내리꽂는 자태가 웅장하다.

·6경 공작산 수타사: 한국 100대 명산인 공작산 끝자락에 자리한 수타사는 신라시대 창건한 사찰로 수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수타사 산소길이 자리해 문화유산과 청정자연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7경 용소계곡: 우거진 숲과 기암괴석 등 10㎞의 계곡에 비경이 펼쳐진다. 내설악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8경 살둔계곡: 게방천과 자운천이 만든 살둔계곡의 물은 천연기념물인 어름치와 열목어가 서식하는 1급수다. 봄에는 기암괴석과 철쭉이 어우러지며 화려한 경관을 연출한다.

·9경 가칠봉삼봉약수: 가칠봉, 사삼봉, 응복산의 세 봉우리 중심에 자리해 삼봉약수라 불린다. 15가지 약수 성분이 함유돼 빈혈, 당뇨, 신경통,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글·사진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0호 (2022년 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