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참여마당 > 나도 한 마디


 
작성일 : 11-12-12 01:12
무드라
 글쓴이 : 초의 (115.♡.214.51)
조회 : 5,245   추천 : 0  
月磨銀漢轉成圓 월마은한전성원
素面舒光照大千 소면서광조대천
달이 은하수를 지나느라 닳고 닳아 둥글어지니
하얀 얼굴에서 빛을 놓아 대천세계를 비추도다.
 
이 게송은 관음예문觀音禮文이라는 불교의식문 중에 있는 글로
소동파蘇東坡의 여동생인 소소매蘇小妹가 지은 시의 일부입니다.
 
법신에 바탕을 둔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살행을 닦는 모습과 과정을,
달이 은하수를 지나느라 닳고 닳아 저리 둥글어졌다.라고
중생들이 볼 수 있도록 달에 비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달은 달 그대로일 뿐,
크다 작다 둥글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그대로 있을 뿐인데
크게도 작게도, 또 보름달로 초승달로 보일 뿐입니다.
범부 중생의 눈에 그렇게 보일 뿐이지요.
 
며칠 전 폭설로 10일 개기일식을 놓치면 어쩌나 애태우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1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뻔한 말에
얕은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조바심을 내다가
마음을 추스리며 게송을 헤아려봅니다
 
닐암스트롱으로 인해 계수나무 토끼가 방아 찧던
미지의 달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달표면의
곰보 자국마냥 얽힌 분화구와 물길은
가슴 휑하게 막막한 듯, 
구도자의 고요한 외로운 수행을 설핏 떠오르게합니다.
 
이 우주 공간에 혼자라는 외로움을 견디고자
망원경에 매달려 천체를 관찰한다는 과학자처럼
종국엔 혼자라는 것을 알고
외로움을 견디고 이겨내면
대천세계 환한 빛을 저도 언젠가는 조우 할 수 있으리라
다독거려봅니다.
 
달그림자를 그려보라는 은사스님의 말씀에
달그림자를 그리려 고군분투하셨던 어린초의선사처럼
아직은 달과 달을가르키는 손가락 구별조차 잘 되지 않는
제게도 언젠가는
자애로운 달같은 그런 스승님이 계셨으면 하는 바램을
세밑에 한번 꿈꿔 봅니다.